음주운전사고 이후 도망을 치셨다면
매일 1명의 사망자가 교통사고로 발생할 정도로 누군가의 부주의로 말미암아 많은 무고한 목숨들이 도로 위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한 평생을 눈물로 지새우며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요.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아도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를 운행할 때에는 철저히 안전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할 필요성이 상당하다는 주장에는 많은 분들이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망사고에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음주운전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술에 만취하면 정상적인 보행이 힘들어지고 올바른 사고 판단이 어려워지는 만큼 만취상태에서 운전은 사실상 살인을 예고하는 행동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따라서 최근 들어 법개정과 양형지침 강화를 바탕으로 이러한 행동에 엄벌주의를 천명하는 일은 누구나 반가워할만한 소식 중에 하나였지요.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이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이보다 더 맹렬한 비판을 받을 행동이 있다는 점이지요. 바로 음주운전사고 이후 도망을 치는 행동입니다. 이와 같은 실수를 한다면 일반적인 사람이 전락할 수 있는 최악의 구렁텅이로 굴러 떨어진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매우 무거운 법의 심판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국내 소식이 아닌 외신을 통틀어도 주취운전자가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를 그대로 방치하고 도주하는 행동은 각 나라마다 중형에 처하는 가장 파렴치한 행동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이로 인해 피해가 가중된 사실이 있다면 구호조치를 성실히 이행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피해임에도 확산을 시켰다는 점이 크게 비난받아 구속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실수를 거듭하고는 합니다. 특히 마주하기 힘든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것은 뿌리치기가 쉽지 않은 치명적인 유혹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라도 어떻게든 모면하고자 하는 욕심에 피해자를 현장에 방치한 채 그대로 도주를 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행적을 추궁하는 수사기관의 질문에도 거짓진술로 일관하며 사고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하거나 술을 마신 사실이 없다며 발뺌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결국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번 시작된 거짓말을 해명하기 위해 또 거짓말을 반복하는 멈출 수 없는 악순환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수한 수사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행적조사를 통해 이러한 거짓말이 탄로가 나거나 혹은 의심을 받는 순간 형량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해 장기간 복역해야 하는 최악의 종착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처럼 음주운전사고 이후 도망을 치는 행동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중대한 잘못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사건초기부터 자신이 어떻게 조사에 임해야 하고 향후 형사절차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빠르게 결정하여 방어권을 행사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만약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거나 실수만 잔뜩 벌인다면 분명 해결이 가능했던 상황자체를 스스로가 망치고 상황을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뻔하고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와 같은 위기가 자신에게 닥친다면 교통범죄에 역량을 집중하는 변호인과 함께 준비를 서두르는 일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죄를 주장하고 싶든, 최대한의 감형을 주장하고 싶든 말이죠.
실제 이 사연도 그러했습니다. 필자를 찾아온 30대 후반의 남성 A씨는 운영하던 사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속상한 마음에 술을 마셨다가 직접 차를 운행하는 실수를 저질렀었습니다. 그런데 실수가 이뿐이었다면 불행 중 다행이었겠지만 음주운전사고 이후 도망을 치는 일까지 벌였었습니다. 물론 그는 억울한 점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만취상태에서 운전을 한 점은 스스로도 크게 반성하며 변명할 여지가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당시 매우 서행으로 이동하던 중에 발생한 충돌이었고 외견상 큰 파손도 없었으나 자신에게 술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 상대차량의 운전자가 터무니없는 조건의 합의금을 무마를 위한 대가로 제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남의 약점을 노리고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상대방의 언행에 크게 화가 날 수밖에 없었고 상당한 시간 동안 소득 없는 언쟁만 벌이던 중 홧김에 차량을 가지고 현장을 벗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A씨는 물론 상대방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의 조치는 취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도주라고 이야기한다면 너무나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사연은 기존 판례에 대한 해석과 첨예한 법리공방 및 사실관계 다툼을 통해 비록 단속기준을 초과하는 혈중알코올농도 상태에서 운전을 한 점은 인정하지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서 말하는 ‘도주’를 부정하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제출한 진단서 및 참고인진술만으로는 구호조치가 필요한 상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도주에 대한 부분에 대하여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이죠.
실무상 누구나 쉽게 발급할 수 있는 전치2주의 진단서만으로도 상해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매우 고무적인 결과였다고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수사관행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다양한 문제점을 계속하여 지적하고 있었기에 이러한 결과를 이끌 수 있도록 검찰과 법원을 설득하는 일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이 밖에도 음주운전사고 이후 도망을 쳤다고 할지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해결방식은 사안마다 궤를 달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안은 다를지라도 모두가 원하는 바는 공통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하여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 불이익을 면제받거나 최소화하고 싶다는 염원이지요. 이에 대한 가장 최선의 대비는 교통범죄분야 만큼은 자신감을 내보이는 전문가와 함께 각종 대비를 시작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 준비를 지금 당장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